비타민D는 이제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라, 건강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처럼 여겨지고 있다.
햇빛을 쬐기만 해도 체내에서 자연 합성된다는 특성 때문에 ‘선크림 많이 바르면 부족해진다’, ‘겨울에는 꼭 챙겨야 한다’는 말도 많다.
특히 면역력, 골다공증 예방, 우울감 완화, 근육 건강까지 비타민D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매일 비타민D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좋은 걸 매일 챙겨 먹으면 정말 더 좋을까?
최근에는 오히려 비타민D를 과하게 복용한 뒤 피로감, 식욕 저하, 심하면 고칼슘혈증까지 경험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D가 부족할 때뿐 아니라, 과다 복용 시 어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지, 또 혈중 농도 기준과 복용량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목차
비타민D는 어떤 역할을 할까?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며 뼈 건강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히 뼈 건강을 넘어 면역세포 조절, 염증 반응 억제, 정신 건강 유지, 근육 회복 등 다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효능은 다음과 같다:
- 칼슘 흡수 촉진 → 골다공증 예방
- 면역세포 조절 → 감염 질환 방어
-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 → 우울감 완화
- 근력 향상, 낙상 위험 감소
- 인슐린 감수성 개선 → 혈당 조절에 도움
이처럼 효과가 다양하다 보니, ‘비타민D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게 좋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무리는 아니다.
비타민D 복용, 얼마나 먹는 게 적당할까?
비타민D의 권장 섭취량과 상한선은 국가와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 식약처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성인 남녀 권장 섭취량: 400~800 IU/일
- 상한 섭취량: 4,000 IU/일
미국 내분비학회는 결핍 시 치료 목적으로 2,000 IU/day 정도가 보통이다.
문제는 시중의 비타민D 보충제가 5,000~10,000 IU 용량으로 출시된 경우가 많고,
이를 장기간 복용하면서도 혈중 농도 체크 없이 계속 먹는 경우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타민D 과잉 상태의 혈중 농도 기준은?
혈중 25(OH)D 수치는 비타민D 상태를 진단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치다.
- 결핍: 20 ng/mL 이하
- 불충분: 20~30 ng/mL
- 적정: 30~60 ng/mL
- 높음(주의): 60~100 ng/mL
- 독성 가능성 있음: 100 ng/mL 이상
즉,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00 ng/mL 이상이면 과잉 상태로 간주하며, 그 이상에서는 고칼슘혈증을 포함한 독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과다 복용 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1. 만성 피로감, 무기력감
비타민D는 에너지를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잉 섭취 시 오히려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체내 칼슘 농도가 높아지면서 신경 전달이나 근육 수축 기능에 혼란이 생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2. 고칼슘혈증 (Hypercalcemia)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촉진한다. 문제는 과잉 상태가 되면 혈중 칼슘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 메스꺼움, 구토
- 변비 또는 설사
- 심한 갈증과 잦은 소변
- 심장 박동 이상
- 혼란, 불안감 증가
고칼슘혈증이 지속되면 신장 결석,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3. 식욕 감소, 체중 감소
위장 불편감이나 구역감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식욕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용량 비타민D를 몇 달 이상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이 증상이 종종 보고된다.
4. 불면증, 신경 과민
비타민D는 멜라토닌 분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과도한 수치는 오히려 수면 사이클을 방해하거나,
불안감과 신경 예민함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내가 비타민D 과잉 상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복용량을 재검토하거나 혈중 비타민D 수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 매일 4,000 IU 이상을 6개월 이상 복용 중이다
- 따로 혈중 수치를 확인해본 적이 없다
- 최근 피로감, 메스꺼움, 식욕 저하가 생겼다
- 자주 갈증을 느끼거나 소변량이 늘었다
- 우울감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불면이 심해졌다
혈액검사는 대부분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가능하며, 25(OH)D 수치 확인 후 보충제 복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비타민D를 안전하게 복용하려면
비타민D는 분명 유익한 영양소지만, 아래 원칙을 지켜야 그 효능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 1,000~2,000 IU 정도의 적정량을 기본으로 섭취
- 보충제 복용 전 또는 3~6개월 주기로 혈중 수치 확인
- 지용성 비타민이므로 식사 중 지방과 함께 섭취
- 칼슘 보충제와 동시 고용량 복용은 피하기
- 고용량 보충은 반드시 의사 처방이나 상담 후에 진행
정리하자면
비타민D는 ‘부족하면 문제지만, 많아도 문제’인 대표적인 영양소다.
현대인의 생활 환경에서는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에 보충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이 먹으면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장기 고용량 복용을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무기력하고 피곤해서 비타민D를 먹었는데, 먹고 나서 더 피곤하거나 입맛이 떨어진다면, 지금 복용량을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보조제다. 그만큼 체크와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한 번쯤 혈액검사를 통해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똑똑한 복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진짜 건강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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