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강황' 또는 '커큐민'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노란빛을 띠는 이 향신료는 항염 작용, 항산화 효과, 면역력 증진, 심혈관 보호 등 다방면에서 효능이 알려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충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성분이라 해도 복용 타이밍이나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커큐민을 공복에 섭취했을 때 속쓰림이나 위장 자극이 발생했다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커큐민은 공복에 먹으면 위장에 부담이 될까?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자세히 분석해본다.
(1편) 강황 보충제를 고를 때 꼭 확인해야 할 3가지 성분 조합
목차
강황과 커큐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용어 정리를 간단히 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강황’과 ‘커큐민’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 강황(Turmeric): 생강과에 속하는 뿌리 식물로, 인도나 동남아 요리에 자주 사용됨.
- 커큐민(Curcumin): 강황 속에 약 2~5% 정도만 들어 있는 주요 생리활성 물질.
- 실제 건강 효능의 대부분은 커큐민이 주도함.
즉, 커큐민은 강황의 유효성분이며, 강황을 갈아 먹는 것보다 커큐민만 정제한 보충제를 통해 고함량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커큐민의 효능 – 왜 공복에 먹는 사람들이 많을까?
커큐민은 대표적인 천연 항염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만성 염증, 관절 통증, 위염, 피부염,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예방과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혹은 식사 전 공복 상태에서 커큐민 보충제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흡수율 증가 기대: 음식과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빠르게 흡수된다는 생각
- 지방 음식과의 상호작용을 피하려는 목적
- 기상 직후 항염작용을 시작하고자 하는 루틴
하지만 여기에는 놓치기 쉬운 중요한 사실이 있다. 커큐민은 본래 흡수율이 낮은 지용성 성분이라는 것.
즉, 공복 상태에서는 오히려 흡수가 떨어지거나, 위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커큐민을 공복에 복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강황이나 커큐민은 기본적으로 안전한 성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농축된 커큐민 보충제를 공복에 복용했을 경우, 위장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1. 속쓰림 또는 위산 역류
커큐민은 위산 분비를 자극할 수 있으며, 위 점막이 약한 사람에게는 속쓰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는 위장 점막이 보호막 없이 노출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고농축 커큐민이 직접적으로 닿을 경우 위산 과다 분비, 위장 자극이 생길 수 있다.
2.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소화기관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커큐민을 복용하면 일시적인 소화 불량, 더부룩함, 메스꺼움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커큐민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지방 성분이 부족한 공복 상태에서는 소화가 느려져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3. 설사 또는 묽은 변
커큐민은 담즙 분비를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배변 활동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자극되면 설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역시 공복 복용 시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4. 위염이나 위궤양 병력자에게 악화 가능성
기저질환으로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에는 공복 커큐민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커큐민은 반드시 식사 후 복용하거나 의사 상담 후 섭취해야 한다.
그럼 커큐민은 어떻게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1. 식사 중 또는 식후에 복용
커큐민은 지용성 성분이므로, 기름기 있는 식사 후에 섭취하면 흡수율도 높이고 위장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올리브오일, 견과류, 아보카도 등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가 더 잘된다.
2. 흡수율을 높인 커큐민 제품 선택
커큐민은 원래 체내 흡수가 매우 낮다. 그래서 최근에는 흡수율을 높인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 피페린(piperine) 함유: 후추 추출물로 흡수율을 높임
- 미셀화(micellized) 커큐민: 수용성 구조로 흡수가 쉬움
- 리포솜 형태: 체내 세포막과 유사한 구조로 체내 이용률 상승
이런 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공복 복용 시에도 비교적 위장 자극이 덜할 수 있지만, 여전히 위장이 예민한 사람은 식후 복용이 기본 원칙이다.
3. 커큐민의 일일 권장 섭취량을 지킬 것
보통 건강보조 목적으로는 하루 500mg~1,000mg 정도가 권장된다.
의료적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 1,500mg 이상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반인은 고용량 장기 복용 시 간기능, 위장 기능 저하에 주의해야 한다.
커큐민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사람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것은 아니다. 아래 조건에 해당하는 경우 커큐민 복용 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 위염, 위궤양, GERD 등 위장 질환 병력자
- 간 질환 보유자 (드물게 간 수치 상승 사례 보고됨)
- 혈액응고 억제제 복용자 (커큐민은 혈소판 응집 억제 작용이 있음)
- 임신 중 또는 수유 중 여성
- 체중이 낮고 위장이 예민한 고령자
정리하자면
커큐민은 강력한 항염 작용을 지닌 훌륭한 자연 유래 성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아무 때나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의 고함량 커큐민 보충제 섭취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오히려 건강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내 몸에 잘 맞는 방식’으로 섭취해야 비로소 진짜 효과를 낸다.
커큐민을 복용하고 있다면, 지금 내 방식이 위장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자.
좋은 성분도 ‘올바른 타이밍’과 ‘적절한 용량’이 있을 때, 비로소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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