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정보

슬로베니아 피란 (Piran, Slovenia) – 이탈리아보다 더 이탈리아 같은 곳

by 루이민 2025. 4. 14.
반응형

지중해의 햇살 아래, 붉은 지붕의 작은 기적을 만나다

유럽 여행을 많이 다녀본 분들이라면 이런 기분, 한 번쯤 느껴보셨을 거예요. “사람은 많고, 다 비슷비슷한 풍경. 뭔가 새로운 느낌이 없을까?” 저도 그랬어요.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처럼 이미 유명한 도시들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도시들이 주는 감동이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러다 찾게 된 도시가 슬로베니아의 피란(Piran). 처음엔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몰랐던 나라’였지만, 여행을 마친 지금은 “다시 가고 싶은 유럽 1순위”로 제 마음에 자리 잡았어요.

Piran, Slovenia

 

여행자용 유심 & 데이터 요금제 비교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자 보험 추천

 

유럽 여행 준비물 및 체크리스트

 

목차

    피란, 어떻게 가게 되었냐면요

    리스본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찍고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로 들어갔을 때, 현지에서 만난 친구가 말했어요.
    “너 피란 안 가봤어? 그럼 슬로베니아 여행한 거 아니지.”
    호기심 반, 모험심 반으로 다음날 아침 바로 버스를 탔고, 그렇게 피란에 도착했어요. 류블랴나에서 버스로 약 2시간 반. 길도 좋고 풍경도 평화로워서 지루하지 않았어요.

     

    첫인상 – “여긴... 진짜 유럽이다”

    피란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이거였어요.
    “이탈리아보다 더 이탈리아 같잖아?”

    마을 전체가 붉은 지붕으로 뒤덮여 있고, 골목골목마다 돌로 포장된 길이 얽혀 있죠. 거리엔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시원한 라떼 한 잔을 즐기며 햇살을 만끽하는 노부부들. 아무도 바쁘지 않은 그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피란은 실제로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았던 도시라서, 건물들이 딱 베네치아 스타일이에요. 붉은 지붕, 파스텔톤 외벽, 철제 발코니, 그리고 여기저기 걸려 있는 작은 성모 마리아 동상들까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베네치아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여유롭고, 덜 꾸며졌다는 느낌이 오히려 진짜 같았어요.

     

    타르티니 광장 – 마을의 심장

    피란의 중심은 단연 타르티니 광장(Tartini Square)이에요. 흰색 대리석이 깔린 둥근 광장을 중심으로 시청, 카페, 레스토랑이 둥그렇게 둘러싸여 있어요. 광장 한가운데엔 이 마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주세페 타르티니’의 동상이 서 있고요.

    저는 그 광장 옆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함께 크로아상 하나를 주문했어요. 그리고 그냥 멍하니 광장을 바라봤죠. 아이들이 뛰놀고,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고, 커플은 손을 꼭 잡고 웃고… 그 모든 장면이 평화 그 자체였어요.

    참고로 이곳은 해 질 무렵이 진짜 예술이에요. 붉게 물든 하늘이 광장에 반사되면, 그냥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하루의 피로가 싹 녹아버립니다.

     

    전망은 성 조르지오 교회에서

    피란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성 조르지오 교회(St. George’s Parish Church) 꼭 가보셔야 해요. 타르티니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이 나오는데요, 경사도 그리 가파르지 않고, 도중에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어찌나 황홀한지 올라가는 내내 감탄했어요.

    정상에 도착하면, 붉은 지붕과 아드리아 해가 어우러진 파노라마가 눈앞에 쫙 펼쳐져요. 말이 필요 없어요. 그냥 “와…” 소리만 나옵니다. 저는 거기서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너무 고요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떠나기가 싫었거든요.

     

    골목 투어 – 길 잃을수록 행복한 도시

    피란의 진짜 매력은 골목에 있어요. 어떤 여행지는 랜드마크만 보면 다 본 기분이 들잖아요? 근데 피란은 반대예요. ‘그냥 걷기’가 이 도시 최고의 즐길 거리예요.

    좁은 골목엔 현지인들이 빨래를 널고, 고양이들이 선반 위에 올라 낮잠을 자고, 어떤 창문은 살짝 열려 있는데 그 사이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와요. 이 모든 게 꾸며진 게 아니라 ‘진짜 일상’이라는 게 느껴져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하루는 골목을 걷다가 길을 잃었는데, 골목 끝에 갑자기 바다가 ‘짠’ 하고 나타나더라고요. 그때의 설렘이란… 진짜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었어요.

     

    피란에서 먹은 최고의 한 끼 – 해산물 리조또

    피란은 바닷가 도시인 만큼 해산물이 정말 신선해요. 저는 현지인이 추천해준 레스토랑에서 오징어 먹물 리조또를 먹었는데, 그 맛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리조또에 들어간 오징어는 씹을 때마다 부드럽고 탱글탱글했고, 먹물 소스는 바다의 향을 머금은 듯 깊고 고소했어요. 거기에 슬로베니아산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니… 아, 그건 진짜 미식 여행의 정점이었죠.

     

    아드리아 해에서 수영까지!

    피란은 바닷가 마을답게 수영도 필수예요. 모래사장은 없지만, 바다로 바로 이어지는 바위 절벽과 계단이 있어서 수영하기 딱 좋아요. 특히 여름엔 물이 따뜻하고 투명해서 물속을 들여다보면 물고기가 보일 정도예요.

    저는 수영복을 챙겨가지 않아 발만 담갔지만, 그 느낌이 너무 시원해서 한참을 머물렀어요. 다음에 오면 꼭 튜브 하나 사서 둥둥 떠 있어야겠다고 다짐했죠.

     

    피란을 떠나는 날  “여기, 다시 와야 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저는 피란에서 일출을 봤어요. 동쪽 바다 위로 해가 천천히 떠오르는 걸 보며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셨죠. 그리고 생각했어요.
    “여기서 살면, 삶의 속도가 달라질까?”

    피란은 그런 도시예요. 사람을 서두르게 하지 않고, 그저 ‘지금’이라는 순간에 머물게 해주는 곳. 짧은 여행이었지만, 제가 뭔가를 내려놓고 다시 채우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행 팁

    • 가는 방법: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 피란 버스 (약 2시간 30분)
    • 언어: 슬로베니아어, 하지만 영어도 잘 통해요
    • 숙소: 광장 근처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앤비 추천 (뷰 최고!)
    • 추천 일정: 1박 2일이면 충분하지만, 여유 있으면 2박도 좋아요
    • 예산: 물가가 유럽 기준 저렴한 편. 해산물도 합리적 가격!
    반응형

    댓글